정답이 아닌 선택지로서의 고전 리더십
리더가 된다는 것은 누군가보다 앞에 선다는 의미이기보다, 더 자주 흔들리는 위치에 선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결정은 늘 불완전하고, 사람은 생각보다 복잡하며, 조직은 언제나 예상보다 느리게 움직입니다.
이 지점에서 동양 고전은 “이렇게 하라”는 매뉴얼을 주기보다 “어느 방향을 보고 있는가”를 묻습니다.
장자 ― 리더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용기
장자는 말합니다. 억지로 바로잡으려 하지 말라고, 흐름을 거스르지 말라고.
조직에서 이 말은 때로 위험하게 들립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리더는 무책임해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장자의 리더십은 방임이 아니라 과잉 개입에 대한 경계입니다.
이미 잘 굴러가는 팀, 전문성이 충분한 조직, 말하지 않아도 서로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리더의 잦은 개입은 오히려 조직을 느리게 만듭니다.
장자는 이렇게 속삭이는 듯합니다.
“지금 정말 당신이 나서야 합니까?”
한비자 ― 사람을 믿지 말라는 말의 오해
한비자는 종종 차가운 사상가로 기억됩니다. 사람을 믿지 말고, 제도를 믿으라고 말한 인물로 말입니다.
그러나 조직을 오래 운영해 본 리더라면 이 말의 다른 얼굴을 보게 됩니다.
사람을 믿지 말라는 말은 사람을 의심하라는 뜻이 아니라, 사람에게 너무 많은 것을 맡기지 말라는 경고입니다.
호의에 기댄 평가, 관계에 의존한 보상, 그때그때 달라지는 기준은 조직을 피곤하게 만듭니다.
한비자의 리더십은 사람을 차갑게 대하라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상처받지 않도록 기준을 고정하라는 제안에 가깝습니다.
손자 ― 가장 많이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라, 가장 늦게 움직이는 사람
손자병법은 바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상할 정도로 느립니다.
충분히 보고, 충분히 재고, 이길 수 있을 때만 움직입니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항상 분주한 조직이 항상 성과를 내지는 않습니다.
회의가 많고, 보고가 잦고, 계획이 자주 바뀌는 조직일수록 방향은 오히려 흐려집니다.
손자는 이렇게 묻습니다.
“지금 이 결정은 정말 필요한가, 아니면 불안해서 움직이는 것인가?”
육도삼략 ― 사람이 남는 조직을 만드는 법
육도삼략은 조용히 사람을 바라봅니다. 성과보다 얼굴을, 결과보다 마음의 온도를 봅니다.
사람은 숫자가 아니고, 사기는 보고서로 측정되지 않으며, 신뢰는 공지로 생기지 않습니다.
육도삼략의 리더십은 느리고 번거롭습니다.
공정하게 설명해야 하고, 말과 행동을 맞춰야 하며, 한 번 무너진 신뢰를 오랜 시간 들여 회복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방식으로 운영된 조직은 위기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네 고전이 동시에 요구하는 것
장자는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한비자는 고정하라고 말하며, 손자는 기다리라고 말하고, 육도삼략은 안아주라고 말합니다.
모두 다른 말처럼 보이지만,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됩니다.
“지금 이 조직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리더십은 성격이 아니라 선택이며, 신념이 아니라 판단의 연속입니다.
오늘은 장자처럼 물러나야 하고, 내일은 한비자처럼 정리해야 하며, 어떤 날은 손자처럼 멈추고, 어떤 순간에는 육도삼략처럼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마무리하며
완벽한 리더십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의 조직을 읽는 감각은 훈련될 수 있습니다.
장자·한비자·손자·육도삼략은 리더에게 정답을 주지 않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합니다.
“흔들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흔들리면서도 생각하라.”
그 질문을 멈추지 않는 한, 리더십은 완성되지 않아도 계속 자라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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